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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대한 단상

어릴 때 얼음이 어는 온도는 섭씨(C) 0도라고 배웠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씨(F)로는 32도입니다.

지난 목회 수상에 쓴 것처럼 눈이 오지 않을 때는 눈이 오기를 기다리더니 막상 눈이 오니 눈이 녹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일기예보는 그다지 나의 바램을 도와주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한동안은 한파가 계속된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 주차장을 보니 눈이 녹아 가느다랗게 물줄기를 이루는 것을 보았습니다. 온도를 확인해보니 화씨 20도가 조금 넘었습니다. 과학적으로 눈이 녹을 온도가 아닌 것입니다.

눈을 녹여 주는 것은 온도가 아니었습니다. 빛이었습니다. 해가 환하게 지면을 비추니 추운 날씨에도 눈이 녹기 시작한 것입니다.


2022년에 화제가 되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생각납니다.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장애를 가진 주인공 우영우는 164의 높은 IQ, 엄청난 기억력, 선입견이나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그의 강점이지만, 자폐라는 장애는 그의 삶을 항상 험난하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도 그런 그의 주위에 늘 좋은 사람이 함께 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로스쿨 동기이며 같은 로펌에 있는 최수연이라는 인물입니다.

어느 날 그 둘은 구내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최수연은 우영우에게 자신에게도 별명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최강동안’, ‘최고미녀’는 어떻냐고 묻습니다. 그런 최수연에게 우영우는 그가 생각한 별명을 알려줍니다.

“아니야.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세상이 춥습니다. 사람들이 마음이 얼어붙은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웃지만 내미는 손길이 냉랭함을 느낍니다. 그러니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따스한 것을 원하지만, 따스한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세상이 추워도 햇살이 비취면 마음의 눈은 녹을 수 있습니다. 세미한 가족들이 추운 날의 햇살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따뜻한 손을 내밀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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